미국 횡단 여행기

"이게 정말 국립공원 맞아?" 반신반의 속에 만난 배드랜드와 강풍 속 사발면

onlinephoto 2023. 9. 21. 12:25

 

배드랜드 국립공원(Badlands National Park)을 관통하는 도로로 핸들을 잡고 들어서며 속으로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1. 반신반의 속에 들어선 배드랜드 국립공원

명색이 국립공원인데도 러시모어 산이나 크레이지 호스처럼 적극적인 도로 홍보 표지판이 눈에 띄지 않았고, 멀리서부터 이정표가 크게 세워져 있던 다른 유명 명소들과 달리 거의 인접해서야 겨우 간판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어제 머문 모텔 안내소에도 관련 자료가 전혀 없어 처음에는 길을 잘못 들었나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 국립공원의 숨은 자태: 하지만 매표 입구를 지나 공원 내부로 들어서자 비로소 국립공원 특유의 원시적 자태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억겁의 세월 동안 침식 작용이 만들어낸 거친 기암괴석과 사방으로 끝없이 넓게 펼쳐진 광활한 대초원이 어우러져 오길 잘했다는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2. 강풍 속 피크닉 에어리어와 잊을 수 없는 사발면

공원을 크게 둘러보던 중, 중간에 위치한 피크닉 에어리어(Picnic Area)에 차를 세우고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 바람과의 사투: 마땅히 따로 준비해 온 음식이 없어 가져온 사발면에 물을 끓여 넣으려는데, 몸을 휘청이게 만드는 강렬한 대지의 바람 탓에 불을 붙이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하지만 세찬 바람을 맞으며 야외 테이블에서 털털 털어먹는 뜨끈한 사발면 한 그릇의 맛은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도 감격스러웠습니다.

3. 핸들 한번 돌리지 않는 지평선: I-90 고속도로 드라이브

배드랜드에서의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지체되어 서둘러 다음 목적지인 미네소타 방향을 향해 I-90 고속도로에 차를 올렸습니다.

  • 끝없이 곧게 뻗은 길: 동쪽으로 갈수록 길이 일직선으로 뻗어 있고 주변이 온통 평야 지대라는 말은 익히 들었지만, 직접 운전해 보니 실감 그 자체였습니다. 핸들을 바르게 잡고 있으면 따로 돌릴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꺾임 없는 직진 도로가 이어졌고, 몬태나의 대평원보다도 더욱 아득한 들판이 끝없이 창밖을 채웠습니다.

4. 미첼(Mitchell) 입성과 미국 피자 배달 문화의 일면

몇 시간을 쉬지 않고 내달린 끝에 사우스다코타의 도시 미첼(Mitchell)에 여장을 풀었습니다.

  • 센트럴 타임(Central Time Zone)의 적용: 모텔 오피스에 들어서자 시계 바늘이 다시 1시간 앞으로 흘러가 있었습니다. 산악 시차(Mountain Time)에서 센트럴 타임으로 넘어가며 또다시 1시간을 빼앗기자 고단함과 함께 오묘한 허탈감이 밀려왔습니다.
  • 미국의 배달 문화와 피자: 시간이 늦고 피로가 쌓여 저녁은 피자를 시켜 해결했습니다. 미국은 비싼 인건비 구조 탓에 수리나 서비스, 배달 등 타인의 손을 빌리는 일마다 상당한 비용이 추가되어 대부분 스스로 해결하는 DIY 문화가 발달해 있습니다. 그러나 유독 피자만큼은 예외적으로 무료 배달 서비스가 잘 갖추어져 있어, 길 위에서 허기를 달래는 여행자에게 소소하고 포근한 위안이 되어주었습니다.

📚 출간 안내

배드랜드의 거친 바람과 미첼의 길목에서 아들 도희와 나눈 소중한 기록

대자연의 렌즈 너머로 담아낸 사우스다코타의 풍경과, 차 안에서 아들 도희와 함께 책을 읽고 라면을 먹으며 쌓아 올린 미국 대륙 횡단 이야기가 단행본으로 완성됩니다. 📖 《길 위에서 셔터를 누르다》 소장용 단행본으로 대자연과 길 위의 온기를 깊이 있게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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