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 & 출사

보스턴 여행기 #3: 프리덤 트레일의 붉은 선과 찰스강 덕 투어, 그리고 홀로코스트의 수증기

onlinephoto 2023. 10. 22. 18:59

Freedom Trail

다운타운 거리를 걷다 보면 길가에 길게 이어진 붉은 선(Red Line)이 끊임없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바로 보스턴 역사의 핵심 코스인 '프리덤 트레일(Freedom Trail)'입니다.

1. 미국 독립의 궤적을 잇는 붉은 선, 프리덤 트레일(Freedom Trail)

이 붉은 선은 보스턴 도심 속에 자리한 16개의 대표적인 미국 독립운동 유적지를 하나로 연결해 주는 다정한 안내선입니다.

  • 미국 최초의 시민공원에서 출발: 보스턴 커먼(Boston Common) 공원에서 시작되는 이 코스는 총길이 약 2.5마일(약 4km)로, 차분히 거닐며 둘러보아도 3~4시간이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습니다.
  • 주요 역사적 명소들: 독립투사들이 평온하게 잠들어 있는 '그래너리 묘지(Granary Burying Ground)', 황금빛 돔이 단단하게 빛나는 매사추세츠주 의사당, 그리고 1776년 미국 독립선언서가 최초로 낭독되었던 '구 주 의사당(Old State House)' 등이 이어집니다.

2. 수륙양용 버스 덕 투어(Duck Tour)와 찰스강(Charles River)의 풍경

바쁜 일정 탓에 한정된 시간 안에 보스턴을 둘러보고자 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용 수륙양용차를 개조한 '덕 투어(Duck Tour)'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 도심과 강을 아우르는 코스: 1시간 30분 동안 보스턴의 주요 명소를 둘러본 뒤, 도심 중심을 유유히 흐르는 찰스강(Charles River) 물길로 뛰어들어 시원한 풍경을 내어주는 관광이었습니다.
  • 수박 겉핥기의 아쉬움: 1인당 27달러라는 적지 않은 요금을 치르고 운전기사의 유쾌한 입담을 들으며 도심을 누볐으나, 차창 너머로 스쳐 지나가는 속도감은 땅을 정직하게 밟으며 마주하는 도보 탐방의 감동을 대체하기에는 사뭇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보스턴은 하루쯤 느긋하게 시간을 내어 거니는 것이 가장 포근한 도시라는 진실을 배운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3. 유리 탑 사이로 피어오르는 수증기, 더 뉴잉글랜드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Government Center 역 아래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투명한 유리 구조물로 이루어진 이색적인 조형물들이 길손을 맞이했습니다. 바로 뉴잉글랜드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공원이었습니다.

  • 유리벽에 새겨진 600만 개의 숫자: 높은 유리 탑 표면에는 나치 히틀러에 의해 안타깝게 희생된 유태인 600만 명의 개인 수용소 번호가 수북하게 빽빽이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 수증기가 건네는 묵직한 메시지: 유리 탑 아래 철망 바닥에서는 당시 강제 수용소의 비극과 희생자들의 마지막 숨결을 몸소 체감해 보라는 듯 뜨거운 수증기가 고스란히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후텁지근한 여름 공기 속에서 밀려드는 더운 증기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잔혹했던 역사의 만행 앞에 깊은 숙연함과 울림을 안겨주었습니다.

보스턴이라는 작고 고풍스러운 도시는 단 수일의 일정으로 다 이해하기란 어려운 역사의 대지입니다. 비록 짧은 방문이었지만, 붉은 선 위로 새겨진 자유의 자존심과 역사의 아픔을 차분히 가슴에 채우며 또 다른 가족의 이야기를 향해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주청사 건물과 덕투어 버스

📚 출간 안내

대륙의 길 위에서 담아낸 풍경과 이민자들의 삶 이야기

서북미 워싱턴주의 마운트 레이니어와 보스턴 프리덤 트레일 길목을 누비며 기록한 대자연의 풍경, 그리고 차 안에서 가족들과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쌓아 올린 미국 대륙 횡단 여정이 단행본으로 완성됩니다. 📖 《길 위에서 셔터를 누르다》 단행본 소장 / 자세히 보기 ➔

 

길 위에서 셔터를 누르다 - 정상원

23년 전 《30일간의 미국횡단 일주기》의 뜨거운 감동, 세월의 깊이를 입고 다시 태어나다! 《길 위에서 셔터를 누르다》는 23년 전 출간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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