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턴 여행기 #5: 메이플라워 2호의 진실과 플리머스 바위(Plymouth Rock), 그리고 마사소이트 추장

보스턴 여정을 계획하며 가장 마지막으로 찾아보고 싶었던 장소는 미국의 거룩한 시작점이라 불리는 해안 도시 플리머스(Plymouth)였습니다. 다운타운에서 남쪽으로 30~40분 남짓 달려 다다르는 이곳은, 미국 정착의 원형이 오롯이 남아있는 주립공원입니다.
1. 메이플라워 2호(Mayflower II)와 순진했던 기대의 해프닝
포구 입구로 들어서자 청교도들이 건너온 유서 깊은 배, 메이플라워호의 자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 예상 밖의 표지판, Mayflower II: 매표소 입구에 적힌 'Mayflower II'라는 문구를 보며 처음에는 '당시 들어온 두 척 중 한 척인가' 싶었으나, 소박하고 비좁은 배 내부와 1950년대 제작 연도를 보며 비로소 실체를 깨달았습니다.
- 복제품이 전해준 깨달음: 1620년 항해 후 이듬해 영국으로 되돌아간 원본 배 대신, 1950년대 영국에서 고증을 거쳐 제작되어 미국으로 정식 증정된 17세기 형태의 정교한 복제품이었던 것입니다. 400년 세월 동안 배가 원형 그대로 떠 있으리라 기대했던 내 안의 소박한 순진함에 달아오른 얼굴을 쓰다듬으면서도, 102명의 정착민이 이 비좁은 돛단배에 몸을 싣고 파도를 견뎌냈다는 진실 앞에 오묘한 감흥이 밀려왔습니다.
2. 1620년이 새겨진 플리머스 바위(Plymouth Rock)
선착장 바로 곁, 그리스 로마 양식의 신전 기둥으로 호위받고 있는 작은 신전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 역사적 상륙 지점: 신전 바닥 중심에 단정하게 놓인 바위 위에는 선명하게 '1620'이라는 숫자가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청교도들이 배에서 내려 미 대륙에 첫발을 내디븠다고 전해지는 상징적인 석조 유산입니다.
- 믿음이 만든 역사적 상징: 비록 오랜 세월 속에서 부서지고 옮겨지는 수난을 겪은 소박한 바위 조각일지라도, 신대륙에 희망의 뿌리를 내리고자 했던 이들의 거룩한 염원이 각인된 징표라 생각하며 고요하게 시선을 더해봅니다.
3. 언덕 위 위풍당당한 마사소이트 추장 동상(Massasoit Statue)
해안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콜스 힐(Cole's Hill) 언덕 위로 올라서자, 포구를 당당하게 굽어보고 있는 거대한 청동 동상 하나가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습니다. 바로 이 지역 왐파노아그(Wampanoag) 부족의 전설적인 지도자 '마사소이트 추장'의 동상이었습니다.
- 원주민 지도자의 위엄: 낯선 이방인 청교도들에게 손을 내밀어 굶주림과 추위로부터 생존하도록 보살펴주었던 대지의 진짜 주인. 실물보다 장엄하게 조각된 그의 당당한 기상과 기품 있는 눈빛은 오늘날까지 깊은 울림을 건네줍니다.
자신들의 대지를 보듬어주었던 숭고한 호의 너머로 역사 속에서 거친 운명을 감내해야 했던 원주민들의 자국을 되새기며, 마침내 보스턴과 플리머스에서 나눈 5부작 가족 여행의 긴 서사를 차분하게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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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미 워싱턴주의 마운트 레이니어와 보스턴 프리덤 트레일, 플리머스 해안가를 누비며 기록한 대자연의 풍경, 그리고 차 안에서 가족들과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쌓아 올린 미국 대륙 횡단 여정이 단행본으로 완성됩니다. 📖 《길 위에서 셔터를 누르다》 단행본 소장 / 자세히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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