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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횡단 여행기

6월에 만난 10,200피트의 한여름 설국: 빅혼 산맥과 와이오밍의 붉은 노을

onlinephoto 2023. 8. 28. 20:58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빠져나가기 위해 동쪽 입구(East Entrance)로 향했습니다. 동쪽으로 나가는 길은 다른 입구들에 비해 지형이 제법 험했지만, 그만큼 선사하는 주변 경관은 무척이나 웅장했습니다.

1. 옐로스톤 레이크의 펠리컨 군무와 아들 도희

공원 외곽을 따라 이동하는 길목, 옐로스톤 레이크(Yellowstone Lake)의 호수 끝자락에 차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국립공원 내에서 별다른 안내판이 없어도 차들이 모여 있다는 것은 근처에 특별한 구경거리가 있다는 신호입니다.

  • 펠리컨들의 정교한 율동: 차를 세우고 호수를 바라보니 여러 마리의 펠리컨이 서로 몸을 밀착한 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똑같은 박자로 물속에 얼굴을 넣었다 빼고, 한쪽 방향으로 집단 회전하는 동작을 반복하는 모습이 무척 신기했습니다.
  • 도희의 눈반짝임: 물고기를 잡기 위한 그들만의 협동 비법인 듯했습니다. 아들 도희는 신이 나서 자리를 뜰 줄 모르고 한참을 호숫가에 서서 펠리컨들의 일치된 행동을 관찰했습니다.

2. 서부 영화 속으로: 코디(Cody)의 카우보이 문화와 말 목장

옐로스톤을 완전히 벗어나자 애리조나의 건조한 사막지대를 연상시키는 풍경이 나타났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날씨가 선선하고 들판마다 수많은 말 목장이 펼쳐져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 와이오밍 자동차 번호판의 비밀: 번호판에 새겨진 카우보이 그림의 의미를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서부 영화에서나 보던 대형 말 목장들이 도로변을 따라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 로데오의 도시 코디(Cody): 공원을 나와 처음 만난 도시 코디에서는 오늘 밤 로데오 시합이 열린다는 안내 방송 차량이 시내를 누비고 있었습니다. 와이오밍에서도 로데오로 손꼽히는 도시였기에 하루 머물며 관람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아쉬움을 뒤로한 채 발길을 촉구했습니다.

3. 해발 3,108m에서 마주한 6월의 한방눈 (빅혼 산맥 드라이브)

러벨(Lovell)이라는 작은 동네를 지나며 멀리 보이는 산세에 매료되어 빅혼 레크리에이션 에리어(Big Horn National Recreation Area) 방향으로 핸들을 돌렸습니다. 지름길이자 멋진 풍경을 담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 사막에서 한여름의 눈보라 속으로: 들어서는 초입은 나무 한 그루 없는 황량한 민둥산이었고 더운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그러나 해발 10,200피트(약 3,108m) 정상부에 다다르자 거짓말처럼 풍경이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 환상적인 설국 드라이브: 희끗희끗 보이던 잔설이 순식간에 두꺼운 눈더미로 바뀌더니, 사방에서 거센 한방눈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6월 한여름에 펼쳐진 온통 하얀 설국 속을 1시간 반 동안 달리며, 마치 현실이 아닌 꿈속을 누비는 듯한 깊은 이국적 감흥에 젖어 들었습니다.

4. 붉은 도로와 석양, 그리고 시리단(Sheridan)에서의 여장

빅혼 산맥을 내려오자 눈발은 굵은 빗줄기로 변했고, 산을 다 내려서자 먹구름이 걷히며 석양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 석양에 물든 와이오밍 들판: 붉은 아스팔트 고속도로 위로 석양이 겹쳐지며 들판 전체가 감동적인 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약하게 피어오른 무지개까지 어우러져 차창 밖은 그야말로 한 편의 예술 작품이었습니다. 이동 중이라 삼각대를 세우고 프레임에 담지 못한 아쉬움이 컸지만, 시각적인 아늑함을 온몸으로 누렸습니다.
  • I-90 도로와의 재회: 사흘 만에 다시 합류한 I-90 고속도로를 따라 달리다, 도로변 안내판을 확인하고 시리단(Sheridan) 마을로 들어섰습니다. 입구에 위치한 모텔 6(Motel 6)에 여장을 풀며, 다채로웠던 와이오밍에서의 하루를 감사히 정리했습니다.

 

6월달에 눈 맞으며 아들이 찍어준 사진 그 아들이 지금은 31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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