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애틀의 상징 스페이스 니들 바로 곁에는 2012년 새롭게 들어서 단숨에 시애틀 최고 수준의 미술 관람 코스로 자리 잡은 치훌리 가든 앤 글래스(Chihuly Garden and Glass)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200여 곳에 유리공예 거장 데일 치훌리(Dale Chihuly)의 상설 전시장 및 작품이 설치되어 있지만, 그의 고향인 워싱턴주 시애틀의 정원은 유난히 깊은 기품과 압도적인 정경을 안겨줍니다.
1. 1976년 신체적 한계를 넘어서는 거장 데일 치훌리의 서사
1941년 워싱턴주 타코마(Tacoma)에서 태어난 데일 치훌리는 명실상부 전 세계 유리 공예의 최고 거장입니다. (그의 고향 타코마에는 유서 깊은 '유리 박물관(Museum of Glass)'이 들어서 있어 오랫동안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곤 합니다.)
- 유리 공예의 원류를 배우다: 워싱턴 대학교(UW)를 거쳐 저명한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RISD)에서 예술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1968년 유리 블로잉의 원조인 이탈리아 베니스(Venice)로 건너가 고전 정통 유리 공예 기법을 단단하게 수학했습니다.
- 안대(Eye Patch) 너머의 불꽃: 1976년 영국 여행 중 안타까운 대형 교통사고로 차 유리가 왼쪽 눈을 관통하며 실명하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입체감을 파악하기 힘든 외눈의 치명적 한계 속에서도 그는 절망 대신 안대를 착용하고 조수들과 협업하는 지휘자 방식의 작업 형태를 개척하여, 이전보다 비할 데 없이 거대하고 화려한 유리의 예술 세계를 열어젖혔습니다.
2. 원시의 정서와 바다 해조류가 피어나는 실내 전시관
어두운 실내 입구로 들어서면 다채로운 인디언들의 초상 사진이 두 벽면을 차분하게 채우며 길손을 맞이합니다.
- 원주민을 향한 아득한 애정: 치훌리가 직접 미 대륙 구석구석을 누비며 프레임에 담아낸 인디언들의 초상화로, 미 북서부 대지의 주인인 원주민들의 삶과 텍스타일에 대한 그의 깊은 정서적 교감을 온전히 전해줍니다.
- 바다의 유기적 모티브: 테마별로 들어선 전시장 안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자극적이고 강렬한 원색의 조명 아래 펼쳐진 유리 조형물들은 마치 태평양 바닷속을 거니는 듯 꿈틀거리는 해조류와 원시 해양 생물들의 형태를 유연하게 연상시킵니다. (전시실 한편 비디오 상영관에서는 거장이 불꽃과 유리를 다루는 숭고한 작업 과정을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3. 유리와 대자연의 단정한 호흡: 야외 정원과 기프트 숍
어두운 공간을 지나 야외 정원으로 나서면, 수목과 초목 사이로 유리 조형물들이 다정하게 스며있는 차분한 진경이 펼쳐집니다.
- 경이로운 재질의 변주: 실내의 화려한 조명 연출에 비해 자연광 아래 피어나는 정원의 유리 작품들은, 단단하고 차가운 유리가 자연의 식물과 어우러져 얼마나 포근하게 숨 쉴 수 있는지를 증명하듯 깊은 경이감을 선사합니다.
- 방문 팁 및 기념품 상점: 다소 비싼 입장 요금에도 불구하고 연일 전 세계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동선 끝자락에 위치한 기프트 숍은 정갈하고 고급스러운 작품들이 즐비하지만 가격대가 무척 높게 형성되어 있으므로, 차분하게 눈으로 시각적 풍요로움을 안아보고 나오는 것이 지혜로운 관람 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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