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이오밍을 지나 들어선 사우스다코타(South Dakota)의 첫인상은 어제 지나온 대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평화로운 지평선과 풍경 속에서, 자동차 번호판마다 또렷하게 새겨진 거대한 '대통령 얼굴 조각상'이 비로소 사우스다코타에 들어섰음을 실감하게 해주었습니다.
1. 배려와 안전이 우선인 미국 도로의 공사 문화
러시모어 산으로 향하던 길목에서 도로 공사 구간을 만났습니다. 미국 도로는 공사 현장에 다다르기 훨씬 전부터 차근차근 안내 표지판을 세워 운전자에게 대비할 시간을 충분히 줍니다.
- 스톱(Stop)과 슬로(Slow)의 질서: 공사 현장 양쪽 멀찍이 손팻말을 든 관리요원들이 서서 양방향 차량 흐름을 세심하게 통제합니다. 도로가 좁거나 위험할 때는 선두에 안내 차량(Pilot Car)이 서서 천천히 길을 인도합니다.
- 안전을 위한 성숙한 기다림: 맞은편 차선이 통제되어 10분 이상 지체되더라도, 누구 하나 불평하거나 경적을 울리지 않고 느긋하게 기다립니다. 자신과 타인의 안전을 위한 일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성숙한 운전 문화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 과거 한국의 열악했던 공사 현장을 떠올리며 씁쓸해하기도 했지만, 세월이 흘러 한국 역시 안내 요원이 배치되는 등 안전 문화가 많이 발전한 모습을 보며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2. 마일(Mile)과 킬로미터(Km), 이국적인 단위 표지판의 재미
며칠간 폭우로 엉망이 된 공사 구간을 안내 차량의 인도에 따라 무사히 빠져나온 후, 다시 시속 65마일로 속도를 올렸습니다.
- 단위의 낯설함과 적응: 미국은 미터법 대신 마일(Mile), 파운드(Pound) 등 독자적인 단위를 사용해 처음에는 무척 낯설었습니다. 하지만 사우스다코타 도로에서 마일과 킬로미터(Km)가 함께 표기된 안내판을 마주했을 때, 정작 익숙해야 할 킬로미터가 오히려 더 어색하게 느껴지는 나 자신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3. 강원도 산길을 닮은 시닉 하이웨이(Scenic Highway)
목적지인 러시모어 산 국립기념지(Mount Rushmore National Memorial)를 향해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는 '시닉 하이웨이(Scenic Highways)' 구간으로 진입했습니다.
- 뜻밖의 익숙함: 거대하고 압도적이었던 서부의 대자연에 눈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일까요? '시닉(Scenic)'이라는 이름에서 기대했던 화려한 장관 대신, 어딘가 한국의 강원도 산길을 달리는 듯한 익숙하고 정겨운 산세가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아늑한 숲길을 따라 굽이굽이 올라간 끝에, 마침내 오늘 여정의 하이라이트이자 미국의 웅장한 역사가 숨 쉬는 러시모어 산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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