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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횡단 여행기

1시간을 빼앗긴 시차와 빈방을 찾아서: 몬태나 미졸라에서의 험난했던 첫날밤

onlinephoto 2023. 8. 18. 20:18

몬태나의 도로 풍경

워싱턴주 시각으로 저녁 8시 30분, 마침내 몬태나주의 주요 도시인 미졸라(Missoula)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이곳 몬태나부터는 태평양 시차(Pacific Time)에서 산악 시차(Mountain Time)로 넘어가면서 시간이 1시간 빨라지는 지역이었습니다. 도로 위에서 시차를 건너뛰며 순식간에 밤 9시 30분이 되어버렸습니다.

1. 글레이셔와 옐로스톤 사이: 붐비는 거점 도시 미졸라

미졸라는 북쪽으로는 글레이셔 국립공원(Glacier N.P.), 남쪽으로는 옐로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P.)이 위치해 있어 수많은 관광객이 거쳐 가는 중요한 중간 거점 도시입니다.

규모가 제법 큰 지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름 휴가철을 맞아 몰려든 차량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그동안 미국에서 수많은 여행을 다녔지만, 숙소를 구하지 못해 길 위에서 헤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모텔마다 'No Vacancy(빈방 없음)' 불빛이 들어와 있었고, 결국 다운타운에서 한참 떨어진 외곽으로 나간 끝에 밤 10시 30분이 되어서야 간신히 방을 하나 구할 수 있었습니다. 시작부터 횡단 여정의 매서움을 맛본 순간이었습니다.

2. 선입견과 편견의 벽을 허물다

방을 찾아 헤매는 동안, 출발 전 주변 사람들에게 들었던 갖가지 이야기들이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유색인종에게는 빈방이 있어도 방을 안 준다더라", "베이켄시(Vacancy) 불을 켜놓고도 없다고 쫓아낸다더라" 하는 소문들이었습니다.

늦은 밤까지 방을 구하지 못하자 한때 '정말 그런가?' 하는 서운한 의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유심히 관찰해 보니 모든 모텔에 'No Vacancy'나 'Sorry' 표지판이 걸려있었고, 우리뿐만 아니라 수많은 현지 미국인 가족들도 방을 구하지 못해 똑같이 거리를 헤매고 있었습니다.

순간 마음속에서 오해와 편견이 부끄럽게 허물어졌습니다. 타인을 향한 잘못된 선입견을 나부터 내려놓아야 앞으로 이어질 긴 횡단 여정이 온전히 평화로울 수 있다는 귀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3. 사발면 한 그릇에 피로를 녹이며

모텔 방에 들어서자마자 미국 마켓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일본 사발면으로 늦은 저녁을 간단히 해결했습니다. (참고로 2003년 당시만 해도 현지 일반 마켓에서 한국 라면이나 김치를 찾기는 어려웠던 시절이었습니다.)

오늘 하루 달린 거리는 약 480마일(약 770~870km). 쉬지 않고 내달린 탓에 몸은 묵직한 피로로 가득했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앞으로 마주할 새로운 세상을 향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차창 밖 몬태나의 깊은 밤을 느끼며 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깊은 잠에 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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