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부지역과는 달리 동부 지역은 도로가 거미줄처럼 엉켜 있어 가고자 하는 목적지 진입로 찾기가 쉽지가 않았다. 지도를 봐도 동부로 갈수록 지도 자체가 거미줄이다.(지금처럼 내비게이션이 있었으면 조금 달랐을 것 같다) 정신이 없다. 나이아가라 가는 길도 마찬가지다. 아니나 다를까 공원으로 가는 길을 잘못 들어 원래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 길은 잘못 들었어도 이 길도 폭포로 가는 또 다른 길임에는 틀림없다. 가려고 했던 길보다는 조금 멀다.
아무튼 폭포로 가는 도중 주변 거리의 분위기를 보고 많이 실망했다. 그래도 명색이 세계적인 관광지인데 주변 분위기가 너무 산만하고 어수선하다 못해 지저분해 보였다. 주변에 모텔도 많았지만 체인 모텔은 거의 없고 대부분 초라한 개인 모텔과 정크 모텔(Junk Motel)이었다. 또한 오하이오 주부터 유난히 많이 보이던 나이아가라 폭포의 비지터 센터는 개인들이 운영하는 선물 코너나 폭포 투어 또는 기타 다른 목적으로 장사를 하는 장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렵게 길을 돌아 목적지에 들어왔다. 뉴욕 주 주립공원인 이곳은 폭포 앞에 이르자 이젠 좀 관광지 같아 보였다. 큰 호텔들도 보이고 적지 않은 사람들로 분주해 보였지만 생각보단 조용했다. 반대로 폭포 건너에 있는 캐나다 쪽은 미국과는 달리 상당히 화려하고 분주해 보인다. 규모가 큰 호텔도 많고 시애틀에 있는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 같은 전망대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멀리서도 잘 보인다. 짧은 다리 하나만 건너면 캐나다 다. 캐나다 지역에서 보는 폭포의 모습이 훨씬 좋다. 그러나 지난번 캐나다 국경과 마주한 Glacier 국립공원에서처럼 이번에도 우리 가족은 캐나다로 넘어가는 것을 포기했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두 개의 폭포로 이루어졌다. 말발굽 폭포라는 일명 캐나다 폭포가 있고, 미국 폭포가 있다. 그중 캐나다 폭포는 폭포 중간쯤이 국경이다. 폭포의 웅장함이 미국 폭포보다 캐나다 폭포가 더 웅장하고, 미국 쪽에선 미국 폭포를 정면에서 볼 수 없고 측면에서만 볼 수 있다. 그러나 강 건너 캐나다에서는 두 폭포 모두를 정면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곳에서 보는 것이 장관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미국에 있는 폭포 덕분에 캐나다는 엄청난 덕을 보는 셈이다.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아 공원은 조용하고 좋았다. 폭포 밑까지 가는 배를 타기 위해 티켓을 구입하고 내려가 배를 타 보았다. 티켓은 일인당 10불이다. (2003년 가격) 배를 타기 전 개인에게 우비를 지급한다. 이곳에 오면 다른 것은 몰라도 배만은 꼭 타야 할 것 같았다. 캐나다 폭포 바로 밑까지 가는 코스는 정말 환상이다. 고막이 터질 듯한 우렁찬 소리도 소리지만 폭우를 연상시키는 물보라는 정말 장관이다. 한마디로 엄청난 스릴과 폭포수의 시원함 그리고 짜릿함이 혼합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즐거움이 온몸을 감싸는 듯했다. 비롯 옷은 다 젖었어도 말이다. 입장료 10불이 전혀 아깝지 않은 상쾌한 투어였다.
안타까운 것은 워낙 물보라가 심해 카메라를 꺼낼 수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캐나다 폭포 앞은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다. 수중 카메라 생각이 정말 간절했다.(지금과 같은 방수가 되는 디지털카메라라면 최고였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배에서 내려 폭포 윗부분까지 걸어가는 코스가 있어서 버렸던 우비를 다시 주어 입고 올라갔다.
뭐라 말할 수 없이 기분이 정말 좋았다. 사진은 절대 못 찍는다. 수중 카메라 없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와 보니 폭포의 위력 때문인지 엄청난 바람이 분다. 발걸음을 옮길 수도 없을 정도로 센 바람이었다.
강한 바람 때문에 심하게 흔들리는 카메라를 잡고 힘들게 촬영했다. 남는 게 사진이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캐나다 쪽으로 넘어가지 않는 대신 구석구석 살펴보느라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지체한 뒤에야 다음 목적지인 로체스터를 향해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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