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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횡단 여행기 49

음산한 알 카포네의 도시?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마주한 가장 미국적인 반전

동부의 다른 도시들도 마찬가지였지만, 시카고(Chicago)는 생전 처음 발을 디디는 도시였습니다. 떠나기 전 내 머릿속 시카고의 이미지는 알 카포네와 범죄 영화가 떠오르는 어둡고 음산한 도시였습니다. 하지만 도시 초입에서 마주한 시카고의 첫인상은 나의 얕은 선입견을 단번에 깨뜨리며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1. 음산함을 지워버린 질서와 중후함웅장하고 깨끗한 거리: 건물 하나하나가 중후하고 웅장했으며, 도로에는 휴지 조각 하나 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습니다.화사한 생동감: 주말이라 밀려든 관광객들과 주민들의 표정이 무척 화사하고 밝아 도시 전체에 건강한 활기가 넘쳐났습니다. 규모나 정돈된 미관 면에서 서부의 시애틀이나 LA, 샌프란시스코와는 또 다른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했습니다.2. 51개의 ..

"환경이 사람을 만드는가": 일리노이 톨웨이에서 마주한 서부와 동부의 서로 다른 결

식사를 마치고 마침내 일리노이주 시카고를 향해 차를 몰았습니다. 매디슨이라는 도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며 고속도로에 차를 올렸습니다.1. 일리노이 진입과 낯선 과속 문화다른 주들이 보통 시속 70마일 안팎의 규정 속도를 유지하는 데 비해, 이곳은 규정 속도가 시속 55마일로 낮게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규정이 무색할 만큼 길 위의 차량들은 거침없이 속도를 내며 내달렸습니다.복잡하고 빡빡한 도로: 일리노이에 들어서자 도로를 메운 차량의 수가 급격히 늘어났고, 주변 풍경이 한층 어수선하고 산만해졌습니다. 사람들의 삶이 빡빡할수록 도로 위의 속도도 빨라지는 듯했습니다.시골 사람이 된 듯한 기분: 정직하게 규정 속도를 맞춰 달리는 내 자신이 마치 바보처럼 느껴질 정도로, 대도..

시카고를 앞두고 쏟아진 장대비: 맥도널드에서 맞이한 활기찬 토요일 아침

아침에 눈을 뜨니 창밖으로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습니다.1. 워싱턴주의 부슬비와는 전혀 다른 동부의 장대비우리가 살던 서부 워싱턴주는 겨울철이 우기라 연일 비가 내리지만, 대부분 옷이 살짝 젖는 정도의 부슬부슬한 가랑비(Drizzle)가 주를 이룹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마주한 비는 고국의 여름철 장대비처럼 빗줄기가 굵고 눅눅하게 쏟아져 내렸습니다. 서부를 벗어나 동부 대륙 깊숙이 들어왔음을 실감케 하는 아침 풍경이었습니다.2. 미국 모텔들의 조식 문화와 소박한 아침모텔에서 제공하는 간단한 아침 대신, 인근의 맥도널드로 향하기로 했습니다.미국 모텔의 다양한 조식: 일반적인 미국 모텔들은 토스트, 도넛, 베이글, 시리얼, 우유, 커피와 약간의 과일을 기본 조식으로 제공하며, 정성이 있는 곳은 손님이 직접..

끝없는 옥수수밭과 미시시피 강: 위스콘신 매디슨(Madison)에서의 뜻밖의 인연

사우스다코타를 뒤로하고 들어선 미네소타의 창밖 풍경은 온통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밭이었습니다. 미네소타를 지나 위스콘신으로 들어서서도 농토의 대부분이 옥수수를 재배하고 있어, 대륙의 엄청난 농업 규모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1. 지평선 드라이브와 미시시피 강과의 첫 만남끝없이 일자로 뻗은 고속도로를 운전하는 일은 단조롭고 졸음이 찾아오기 쉽습니다. 크루즈 컨트롤(Cruise Control)에 속도를 맞춰두고 한 손으로 핸들을 잡은 채 무려 7시간을 쉬지 않고 내달려 미네소타 동쪽 끝에 다다랐습니다.미시시피 강변 드라이브: 눈앞에 마침내 도도하게 흐르는 미시시피 강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강을 따라 미니애폴리스 방향으로 올라가는 61번 시닉 하이웨이로 들어섰으나 기대와 달리 관람 포인트가 적어 아쉬움을 남겼..

옥수수 벽화를 뜯어내던 날: 사우스다코타 미첼(Mitchell)의 콘 팰리스(Corn Palace)

오늘은 유난히 몸이 묵직하여 아침부터 마냥 꾸물거리며 여유를 부렸습니다. 긴 횡단길 위에서 가끔 찾아오는 소소한 게으름을 누린 후, 든든히 아침을 챙겨 먹고 미첼(Mitchell)의 명물인 '콘 팰리스(Corn Palace)'를 찾아 나섰습니다.1. 옥수수로 만든 궁전: 미첼의 '콘 팰리스(Corn Palace)'모텔 근처에 위치한 콘 팰리스는 사우스다코타에서 손꼽히는 유명 관광 명소입니다.지역 특산물의 변신: 사우스다코타의 주산물인 옥수수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 상품화하기 위해 건물 외관 전체를 진짜 옥수수로 덮어 장식한 이색적인 건축물입니다.오랜 역사와 전통: 1890년대부터 시작되어 100년이 넘는 거대한 역사를 자랑합니다. 평균 2~4년 간격으로 매번 새로운 테마와 디자인을 기획하여 옥수수 모자이..

"이게 정말 국립공원 맞아?" 반신반의 속에 만난 배드랜드와 강풍 속 사발면

배드랜드 국립공원(Badlands National Park)을 관통하는 도로로 핸들을 잡고 들어서며 속으로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컸습니다.1. 반신반의 속에 들어선 배드랜드 국립공원명색이 국립공원인데도 러시모어 산이나 크레이지 호스처럼 적극적인 도로 홍보 표지판이 눈에 띄지 않았고, 멀리서부터 이정표가 크게 세워져 있던 다른 유명 명소들과 달리 거의 인접해서야 겨우 간판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어제 머문 모텔 안내소에도 관련 자료가 전혀 없어 처음에는 길을 잘못 들었나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국립공원의 숨은 자태: 하지만 매표 입구를 지나 공원 내부로 들어서자 비로소 국립공원 특유의 원시적 자태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억겁의 세월 동안 침식 작용이 만들어낸 거친 기암괴석과 사방으로 끝없이 넓게 펼..

멸망사에 새겨진 불멸의 전설: 크레이지 호스의 진실과 배드랜드 국립공원 가이드

사우스다코타를 대표하는 두 개의 거대한 서사가 있습니다. 타협 없는 기상으로 인디언들의 자존심을 지켜낸 영웅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의 삶과, 대자연이 억겁의 세월 동안 비바람으로 조각해 낸 '배드랜드 국립공원(Badlands National Park)'입니다.1. 인디언 전설의 주인공: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라코타 수우족의 오글라라 파에 속했던 크레이지 호스는 북미 원주민 역사상 가장 용맹하고 전설적인 전사이자 전투 추장입니다.영웅의 출생과 성품: 백인들이 밀려들기 전 인디언들의 풍족한 생활터전이자 성지였던 '래피드 크릭(Rapid Creek)'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적 이름은 '고수머리(Curly)'였으며, 본래 몸집이 작고 야위었을 뿐만 아니라 평소 말수가 적고 수줍..

"검은 상자가 혼을 뺏어간다":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은 크레이지 호스의 진실과 배드랜드

크레이지 호스 조각상을 둘러본 후, 원주민들의 역사와 정취가 숨 쉬는 기념관 내부 박물관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1.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은 영웅 크레이지 호스의 진실박물관 내부에는 북미 인디언들의 다양한 장식품과 함께 말로만 듣던 인디언 영웅들의 빛바랜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디에서도 크레이지 호스의 실제 사진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검은 상자가 혼을 앗아간다": 크레이지 호스는 생전에 단 한 장의 사진도 남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백인들이 만든 카메라라는 '검은 상자'가 인간의 혼을 앗아간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현재 제작 중인 거대 조각상도 실제 사진이 아닌, 원주민 구전 고증을 바탕으로 조각된 모습입니다.영웅의 실제 모습: 기록에 따르면 실제 크레이지 호스는 덩치가 작고 ..

174달러와 3대의 집념이 만든 대지의 기둥: 블랙힐스의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

이제는 온 가족이 대륙 횡단의 리듬에 완벽히 적응한 듯합니다. 특별히 깨우지 않아도 아침 시간이 되면 다들 스스로 차분히 일어납니다. 늘 제일 먼저 일어나 가족들의 짐과 아침을 챙겨주는 아내의 부지런함 덕분에 오늘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나설 채비를 마쳤습니다.1. 일정을 바꿔 선택한 길: 인디언 영웅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맑고 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원래 예정지였던 배드랜드 국립공원(Badlands National Park)으로 곧장 향하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침에 집어 든 지역 홍보 책자에서 '크레이지 호스 기념관(Crazy Horse Memorial)'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인디언의 전설적인 영웅: 과거 미 제7기병대 커스터 장군의 부대를 전멸시켰던 북아메리카 인..

러시모어 4인 대통령상을 품을 거대한 바위: 블랙힐스에 솟아오른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

이제는 온 가족이 대륙 횡단의 리듬에 완벽히 적응한 듯합니다. 특별히 깨우지 않아도 아침 시간이 되면 다들 스스로 차분히 일어납니다. 늘 제일 먼저 일어나 가족들의 짐과 아침을 챙겨주는 아내의 부지런함 덕분에 오늘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나설 채비를 마쳤습니다.1. 일정을 바꿔 선택한 길: 인디언 영웅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맑고 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원래 예정지였던 배드랜드 국립공원(Badlands National Park)으로 곧장 향하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침에 집어 든 지역 홍보 책자에서 '크레이지 호스 기념관(Crazy Horse Memorial)'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인디언의 전설적인 영웅: 과거 미 제7기병대 커스터 장군의 부대를 전멸시켰던 북아메리카 인..